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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담소를 나누는 영상 속에서 욕설을 한 듯한 음성을 "잡음"으로 단정한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가 누구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배 교수의 족적을 뒤쫓다 보면, 그 동안 연구 결과에 대한 신빙성의 의혹이 커진다.

 

국내 저명한 '소리 박사'로 불린다. 지난 25년 동안 약 7000번 방송에 등장했다. 언론과 국민의 신뢰를 받는 소리 분석의 1인자다. 이런 화려한 수식어의 주인공인 배 교수를 누군가 의심했. 바로 심층 탐사 보도 프로그램 MBC 'PD수첩'이다.

 

올해 522일 해당 제작진은 '목소리로 범인을 찾아 드립니다'라는 주제로 배 교수의 의혹을 다뤘다. 배 교수의 음석 분석이 과학적이지 않다는 학계의 제보를 토대로 취재에 나선 것.

 

먼저 201210월에 발생한 제주방어사령부 소속 김하사 사건이다. 당시 배 교수는 신고자의 목소리를 분석해 김 하사의 선임을 살인범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선임이 아닌 지명 수배자가 공중전화로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있다. 20154월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성 회장의 마지막 고백이 담긴 음성파일이 공개됐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뇌물수수 혐의로 이완구 전 총리를 기소했다. 1심 재판부도 유죄를 선고했다.

 

이 전 총리는 2심을 준비하는 과정서 배 교수에게 '성완종 녹취'의 감정을 의뢰했다.

 

배 교수는 성완종 회장의 목소리 진실성이 62.7%라며, 이 전 총리에게 돈을 지불했다는 성완종 회장의 증언은 허위라는 내용의 감정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음성 분석 전문가들은 방송에서 배 교수의 감정서를 두고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작성된 감정서로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서 음성 분석을 맡고 있는 전옥엽 물리학 박사는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사람들한테 헷갈리는 정보를 주지 않았으면 한다뭘 보고서 음성이 동일하다고 분석하는 지 잘 모르겠다.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소리와 관련, 굵직한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등장했다.

 

올해 3'욕설 논란'에 휩싸인 그룹 워너원의 음성을 분석했다. 당시 워너원은 대기 시간 도중 생방송인 줄 인지하지 못한 채 나눈 대화에서 한 멤버가 욕설과 성적인 단어를 사용했다는 논란을 만들었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는 멤버들이 속어나 성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감정 결과를 냈다. 

 

지난해 1월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최순실 딸인 정유라 인터뷰의 음성도 분석했다.

 

정유라는 인터뷰서 어머니와의 사이가 틀어졌고 아이를 맡길 곳도 없다. 옥일 부동산 구매 과정 등과 명품 거리 쇼핑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매우 긴장되고 불안할 텐데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에 가둬놓지 않고 생각하는 대로 툭툭 던지는 스타일의 답변을 하더라. 90% 이상의 진실성이 얻어지고 있다"며 정유라 인터뷰의 진실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배 교수의 의혹이 재점화됐다.

 

지난 18일 평양에 도착해 숙소인 영빈관에서 문 대통령과 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담소를 나누는 영상이 논란이다. 영상 속에는 22일 온라인상에서 올라온 해당 영상 중간에 ‘XX 하네라고 말한 듯한 음성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배 교수도 23일 문제의 영상에 담긴 소리가 비속어가 아닌 잡음이라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실제 여러 언론과 인터뷰서 "아마도 카메라 기자들이 서로 부딪히는 과정에서 영상카메라 기자가 정상과 영부인들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마이크를 다시 잡으면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보인다"며 설명했다.

 

욕설 논란이 불거진 문제의 영상으로 여론이 들끓었다. 영상이 올라온 첫날인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비속어를 뱉은 당사자로 추정되는 해당 기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게시글과 영상 링크가 함께 올라왔다. 24일 오후 5시쯤 이 청원에 동의한 국민만 83520.

 

청원이 올라온 첫날인 22KBS 측은 보도자료를 냈다. 공식 해명은 문제의 담소 영상에선 자사 취재기자와 촬영기자가 없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23일엔 청와대도 나섰다. 해당 영상과 관련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정황을 파악 중이라고 기자들에게 전했다.